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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통역사

국내 vs 해외 통역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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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번역 석사 지망생이
우리 런던집에 놀러와 묵고 있어
저의 과거...현재...미래?!를 되새겨보게 됩니다.

함께 영국에 한국어 통번역 과정이 있는 SOAS와
써리대학교를 견학했습니다

저는 2000년대 중반에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을 다녔습니다.
결혼 이후
베트남에서 5년 살고
지금은 두 아이와 영국으로 막 이사와
A career that never really took off
가지고 있습니다.
제 모든 이야기에는
이에 따른 한 줌의 냉소가 뿌려져있다는 사실
감안하고 들어주세요.

사진은 마땅한 게 없으니 베트남 주재 시절 저희집 deck에서 유치원 친구들과 플데했던 날을 용량 찬 Google Photoes에서 dig up 했습니다. 이것으로 갈음하고 삭제하기

사실 냉소라기 보다 Wistful 합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나 이렇게 잘 나가는 통역사요,
SNS에 올리는 게 통용되는 시절에는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일이 있다고도 말하지 말고
없다고도 말하지 말라"라는 게
시장에서 나가서 하지 말아야 할 백만가지
중 하나였거든요.
지금은 제 모습에 그럭저럭 만족합니다.
I have come to terms with myself.

인스타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든
올드스쿨하게 묵묵히 실리 챙기든
기 책정된 레이트 고수하며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통역사는
한국외대, 이화여대, 서울외대
출신으로 사료됩니다.
미국 몬트레이에서 하고 오셨던
매우 존경해 마지않았던
쌤이 한 분 계셨구요...
(Let me state for the record that
어른이 없다는 시대에
마음속에 그런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합니다.)

고려대학교가 호주 맥콰리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우리 때부터 있었는데
이게 가장 비싸다네요?
학력을 세탁하는 효과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앙대 국제대학원 통번역학과에서
수업을 하나 맡은 적 있는데...
학생들은 스윗하기 그지없으나
하 답답하긴 했습니다.
제 나이가 동기들이 한창
대학원에서 강의 많이 하고 있는데
싸가지 밥 말아먹는 일화가
무궁무진하더라구요.
수업 중에 검색해서
"쌤? 아닌데요?" 하는 건
그래도 for the sake of discussion
도움이 되어요?

그러고 보면 제 동기들은
뭔가 가르치고 있나봅니다!
저는 사실 2년 동안
(입시와
졸업시험 낙방 후까지 치면 4년이라 할까요)
동기들과 스터디 하는 게 즐거웠고
통대 공부 방식이
적성에 맞았던 거지...
무언가 700만원(저희 때는 500 정도로 기억) X 4학기
어치의 배움은 없었습니다.
파트너와 계속 훈련해 보는 것이지
선생님이 하드한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게
아니니까요.
속성 자체가 그러하더라도
문장 구조가 반대인 우리말과 영어 사이에서
동시로 따라붙는 요령? 등등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건
일하면서 계속 아쉽습니다.
한영 동시통역 할 때
주어를 명사구로 잡으면
연사에게 바짝 따라붙어 가면서
숨 돌릴 틈을 얻는다거나...
번역할 때도
우리말 문장은 뒤가 중요하지만
영어는 앞이 박력 있어야 하니
마찬가지로 이 명사구 잡는 습관이 되어 있다면
이어지는 동사로 유용한 것이
enable 등 en- 단어들이라거나...
차라리 첫 직장에서 5년 동안
월급도 받으면서
많이 배우고
제 스스로 통번역을 터득한 것 같네요.

그런데 그 직장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예정-_-)
아니었더라면
못 구했을 것이니,
여기서 pay off 했습니다.
제 석사학위는 이때
제 소임 장렬하게 다한 것으로...

졸업 후 가장 많이 가는 데는
SC 제일은행, 시티은행 등이었습니다.
(요즘은 쿠팡인가요?)
통역사를 워낙 많이 데리고 있으니
체계도 잡혀 있고
선배들도 많은 듯 하여 부러운 마음이었어요.
그리고 금융이잖아요.
훗날 프로젝트 등의 일감 구할 때
금융 경력의 유무도 보니까요.

저는 삼성전자에 취직했는데
생각하시는 바와 달리
국내 대기업은
통번역계에서는
그냥 등 따시고 배 부르는 마이너입니다ㅎ
그 때 이미 저의 커리어가
어느 정도 세팅된 것 일수도 있겠네요...
1-2년 있다가 프리랜스 시작할 줄 알았던 게
5-6년 근무했으니까요...

석사를 국내에서 할까 해외에서 할까, 라는 고민에서
이럴 때는 국내가 메릿 있더라는
제 개인 경험 남겨둡니다.
당시 인사팀장과 저희 교수님과
초등학교 동창이셨어요 ㅎㅎ
학부가 고대였던 인사팀 담당자님은
제가 계약 과정에서
입사를 자신 없어 하자
"밥 사줄게"로 ㅋㅋㅋㅋ
고대는 밥이죠.

아무튼 아직은 건재하다는
그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네임벨류에 감사합니다.
2년(앞뒤로 4년? ㅎㅎ) 동안 열심히 하긴 했죠.
학부 성적을 안 보고
(그래서 저 포함 많은 이들에게
제2의 기회가 되기도...)
1차 집필과 2차 번역과 면접으로
될 애들 뽑아서
'번역이든 통역이든 너의 성과물은 완벽해야 한다'
마인드 심어서 내보는 곳이
통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로 같이 일하는 게
편한 것 같기도요.
서로 배운 건 없어도
마인드는 통할 것이라는 걸 아니까...

외국에서 통번역 석사를 한다는 것은
rigorous 한 입시 과정 없이
학부 성적과 추천서로
이루어지는 것이네요.
해외에서 취업한다면
지지고 볶아서
Korea Univ (한국 대학?)
HUFS (훕스? 말 발굽?)
듣보잡 학교명의 이력서보다
되려 경쟁력이 있는 게 아이러니.
값도 같대요.
영국은 석사가 1년 과정이니
외대에서 2년 하는 거랑
기간은 단축하고
비용은 같고...

더 넓은 세상이 있는 걸
저는 몰랐네요.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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