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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통역사

SOAS 채식주의자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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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부커상을 받은 작품은
그 해에 믿고 읽습니다.
안타깝게도 걔 중 가장 실망했던
책이 한강 《채식주의자》 영문본.
워낙 좋아하는 작가라
제 기대가 높았던 것일 수도요.

통대 동기가 줬던 국문과 영문판

An alegory to modern-day Korean society
이라고 소개된 The Vegetarian.
원작은 분명 그렇지요.
그래서 소설의 주제와 별개로
더욱 절절하게 읽히기도 합니다.
한국 독자에겐 잔재미.

영문 번역본에는
우리의 자화상 같은 대목들이
사라져 있습니다.

도착어와 그 문화를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어 배운 지
7년 된 당시 28세 번역가라지요.
영국에서
한국어가 블루오션이라
시작했다는...

영국에 통번역 중 한영이 존재하는 대학 중 하나 SOAS

데보라 스미스는
University of London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맨 부커 수상 후,
우리나라 라디오 인터뷰에 나온 모습에
(저는 통대 동기가 통역했기에
링크 타고 들어볼 수 있었던 건데)
전파 타고 들려 오는 분위기가
한강 작가와 닮았는가, 했는데
학생이었다고 하니 또 이해되는 것입니다.

Russel Square을 가로지르면 런던대 학생들이 프리즈비 던지며 쉬고 있는 모습이 부럽곤 합니다

졸업 이후에는
아시아 후미진 언어 서적 관련
사업체를 차린 듯 했어요.
이름이 Tilted Axis (기울어진 축?)인데
Publisher of radical Asian lit이라고
소개글에 나오네요^^;
중국과 일본을 제한
나머지를
본인의 시장으로 보는 듯한...

한강 작품을 번역 수출하면서
검증된 숱한 국내 번역가를 두고
금발의 영국인을 쓴 이유는
마케팅이었을까, 싶습니다.

한편 며칠 전
라디오에서
책 모파상 일을 오래하신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
이구용 대표님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세계를 사사분면으로 보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영미권과 그 외
(일본이 애매해질텐데
호스트가 반일주의자라
일본 이야기는 안 듣고 싶어 함 ㅎㅎ)
문학과 비문학
(아시아권에서 한국 자기개발서가 잘 나간다구요...)

SOAS는
한국의 통역대학원들과
본질적으로 다른 대학이니
비교가 웃긴 것이긴 한데...
이구용 대표님께서
적합한 번역사 찾는 것이 일이라는 말씀도 하셨고.
이 시장이 아름아름이죠...

저도 하노이에서 5년 살면서
동기가 베트남어 배워라, 했죠.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에는
8개 언어가 있는데,
우리는 나름 카르텔이라서
출신자 아닌데 동시통역 시장에서
뛰는 건 안 됩니다.
근데 그 8개 언어 중
베트남어(동남아 쪽 언어는 아예) 없거든요.
하는 놈이 장땡인거죠.
그런데 한국어를 잘 하는
베트남 사람의 인건비를
어차피 제가 당해 낼 수 없는 거더라구요.
(가장 크게는 게을렀구요 ㅎㅎ)

채식주의자의 번역 출간은
대산문화재단에서 후원했네요.
Man Booker International 상
상금이 72,000불.
한강 작가와 데보라스미스 번역자가
반반씩 나누어 가졌답니다~

타고난 인종(과 국적)이야
어찌하겠냐만은
그 굴레가 존재한다는 건
인지하고 가자는 차원에서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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