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런던 엄마 생활

Highgate Cemetary 투어

반응형
Highgate School

아이가 11+ 인터뷰 보는 동안,
이짝 동네 살 때 부터 벼르던
Highgate Cemetary 투어 하자고
J군네에 톡 보내 보니
'97년에 이미 참배 다녀 가신
J군 아버님도 죠인하시어
먼저 East 구역을 둘러 보았습니다.

All lands, 만국의 노동자의 단결하라

우리 뿐인 공동묘지의 겨울 정원에서
인터네셔널가(L'Internationale) 뽑아주셨습니다.
한 소절도 아니고 한 곡!
풀 버전.

《The Communist Manifesto》의 마지막 줄 :

맑스가 왜 이 곳에 묻혔느냐...
독일에서 추방 당한 후
무국적자로
산업혁명 발상지 노동자 넘쳐나는
영국에 왔는데
(우리가 도서관 들리러 자주 가던
Belsize Park에 살았대요)
아이러니 하게 혁명의 격동지는
농업 국가 러시아가 되었다는
J군 아버님의 설명.
맑스가 'Big-headed' 했던 건 아니고
이건흉상(bust)도아니고
두상은 훗날 영국 공산당에서
뒷자리에서 앞으로 이전하면서 세운 거래요.

흉상 자체의 소유는 맑스 재단이고 Marxist 에게는 순례지인데, 공동묘지 관리하는 Friends of Highgate Cemetary는 입장료를 부과. 자기 이름 앞으로 땅 한 점 없이 죽는 바람에 두고두고 추종자들에게 폐를...

찐팬께서는
본래 묻혔던 자리까지 찾아 주셨고...

여기에도 헌화하고 가신 분 유
묘비도 없네요

영국 생활은 거의 친구 Engels 덕에
빌붙어 지냈다고 합니다.
엥겔스는 프러시아와 영국에
면직 공장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대요.
(엥겔스의 영국집은 Primrose Hill에)

살아 있는 관광지 🤣



이제 투어 시작 시간 10:30.
하루 두 타임이 있던데
내려 올 때 보니 뒷타임은
꽤 큰 그룹이었어요.
시려운 아침,
이 시각에 나온 우리는
넷이서 오붓하게 투어 할 수 있었습니다.
투어비 : £18

투어는 본점(?)이었던 West만 둘러 봅니다

19세기 런던의 팽창.
교회 마당마다 관이 넘쳐 흘러
(콜레라, 장티푸스...)
외곽에 공동묘지 조성이
신규 비즈니스 니즈로 창출됩니다.

1839년 민간 회사로 오픈

화려한 gatehouse도 영업의 일환.
양쪽에 작은 교회당이 붙어 있는데
한 쪽은 성공회
(오늘날에도 chapel, 들어가 볼 수 있어요)
다른 쪽는 그 외 크리스챤(오늘날 사무실).

마치 Castle 너낌 나게 지은 까닭은
19세기에 무덤 도둑이
매우 조직적 범죄였기 때문이래요.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의학계가
해부 실습용을 합법적 조달하는 수가
사형수 중 특히 죄질 나쁜 경우 밖에 없어
암시장이 커졌대요.
Resurrection men이라고 불리었다는데,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첫 장의 제목이에요!
바스티유에 몰래 18년 수감되었던
주인공 루시양의 아버지가 풀려 나는 장.
시대상 묘사에 도굴업자들 나왔어요!
중의적이었네요 :)
학부 19세기영문학 수업 들은지
20여년만에 알고 갑니다...

알흠다운 묘비 보며 삶과 죽음 성찰하는...

마실은
당시 양갓집 규수들에게
권장되는 액티비티였다고 합니다.

부러진 듯 깎인 묘비는 때 아닌 죽음 맞이한 집안의 기둥을 상징

왼쪽 하단의 작은 사선형 묘비는
러시아에서 망명 와서
영국 정보국과 일 했던
반정부 인사 알렉산데르 머시기...
Muswell Hill에 살았다고
(북부 런던이 집합소인가 봅니다...)
차에 방사능 물질을 넣어서 독살했어요.
이제 20여년 흐른 일인데
아내가 여전히 근방에 사나봐요...
묘비 앞에 사진과 꽃이...

19세기 성공한 실업가의
가족 묘가 많네요.
이 묘비의 Cruft 하면
세계 최대 dog show.
개 사료 만들던 집안이래요.

19세기 당시 모습과 대조

투어는 기본적으로
- Egyptian Avenue,
- Circle of Lebanon,
- Terrace of Catacombs
세 개 구역이에요.

런던 외곽에 7개 공동묘지가 부설되어
관리사 입찰 후
철저한 수익사업으로 운영되었기에
당대 최첨단 유행을 반영합니다.
i.e., 이집트.

건축 맡은 이가 Stephen Geary가
타 공동묘지 디자인 공모전에서 떨어졌던지라
절치부심한 설계라네요.

바퀴 만드는 공장을 했다는데, 호주에서는 여전히 '쓰레기차 오는 날이야?'가 아니라 'Has the Scammel been?' 이라고

우리나라 안장 문화와 달리
땅에 무조건 묻히는 게 아니라
Family vault를 샀습니다.
족보 같은 개념이기도 해서
적힌 이름 모두가
여기 영면해 있는 건 아닐 수 있다고.
150년 흘러 녹 슨 철문은
열쇠(?!)만 있다면
여전히 열리고
(Secret Garden 스러워...)
맑스 참배객 외에도
종종 거미학자가 온대요.
어느 Vault에서인가
어둠 속에서만 사는 희귀 거미가 서식하고 있어서...

빅토리아 시대 신흥 부르쥬아의 고딕적 취향

수령 280년의 레바논 Cedar tree(삼나무)
건축가가 고려해서 한 설계로
붙은 이름이었는데
아쉽게도 얼마 전에 나무는 병들어 죽었대요.

빨간 동그라미가 우리가 서 있는 위치


다음 빅토리아인의 사업 아이템은
살아 있는 동물.
본래 제화공인데,
뱀피 조달 과정에서
Boa constrictor를 키우게(?) 되었고
사람들이 동물 보는데 돈 낸다는 사실에
아예 Traveling menagery(야생 동물쇼)가 됨.
메낭제리는 동물 복지 개념은 1도 없다는 어감...
사자를 두 마리 데리고 다녔는데,
묘비에 세운 건 순했던 Nero 이고
사건사고 많이 일으킨 사자는 Wallace.
Kitty the cat 등과 같이
Wallace는 흔한(?) 사자 이름이라고......


투어를 하면
Terrace of Catacombs에 들어가 봅니다.
가이드께서 열쇠 따고
입장 후 다시 열쇠로 잠구고.


땅에 묻히는 게 아니라
관이 이렇게 시체 안치소 마냥...
가장 위에 영국 외과수술의 아버지(?)
Robert Liston의 관.
마취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19세기에
30초 내로 다리를 절단할 수 있었던
'Fastest knife in the West End' 였대요.
그의 이름을 딴 의료 용품들이 있다네요~

영국의사회에서 관을 교체하여 상대적으로 쌔삥


나와서 독일인 한 명 더.
런던 주식 시장에서 떼돈 벌어
Observer 사주 된 아빠가
8살 딸의 Scarlet fever 죽음 애통해 하며
가족묘 지어
5명이 안치되어 있대요.
내부도 아름다운데 (문 장식 사이로 보임)
London Cemetary사의 극악한 파산 과정에서
방치되었던 20여년의 기간 동안
깨진 유리창으로 비둘기가 드나들어
쌓인 새똥(muck)이 6인치였다고.
다 치우고 복원했지만 너무 취약해져서
더 이상 내부 관람은 불가...

잠시 후 더 모던 한 Mausoleum도 보실게요

출처 : Visitor map


Bare-knuckleㅜ 복싱 선수의 묘

대중적 인기가 대단해서 여기에 장례 행렬이 이어졌다고. 하지만 가족은 모두 버린 후라 상주는 강아지


출산 과정에서 많이들 죽으니
빅토리아인들에게 재혼 가정은
흔한 일이었는데
간혹 묻힐 때 막장 되기도...

가장 흔한 묘비 다지인 (가격표 밑에서 두번째 ㅋㅋ) : Urn에 영혼 담아 Judgement Day에 구멍 통해 승천한다는


입구로 다시 내려가기 위해
Faraday 길 택.
"이름이 ring a bell 하시는 분?"
함께 한 호주 아저씨가
Faraday box? 하십니다.
오늘날 우리가 전자레인지로
(부엌의 다른 걸 데피지 않고)
음식을 할 수 있는 등의
기초과학을 마련해 주신 분.

자석으로 전기 유도하는 법 연구. 20년 가까이 왕립연구원 크리스마스 강연만큼은 하셨대요
영국 정부의 화학 무기 개발 프로그램 참여 권유를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장도) 거절한 훌륭한 물리학자로 기억된대요



다시 입구로 내려와

모던한 모술리움 봐주시고

투어 공식적으론 끝!
가이드가 자,
하이게이트에서 제일 좋은 펍을 소개드릴까요?
로제티 가족묘 보러 가시겠어요?
일동 후자 택.

땅이 얼어 있어
다행히 신발 한 켤레 버리는 불상사는
면했으나
발고락이 시렵긴 하네요 ㅎㅎ

좀 떨어져 있어서 본 투어에는 안 넣으셨대요

아들 딸 며느리
모두 비범한데,
영문학 한 제게는 일단 이 집 딸이

학부 때 19세기 시 중에서 가장 제 취저였던 지문 제공해주신 분

하이게이트 묘지의 전설이 된 커플은
아들과 며느리.
부모는 이탈리아 정치 소용돌이 피해
런던으로 망명해
킹스 콜리지에서 강의했던 인텔리.
두 아들은 Pre Raphaelite Brotherhood
창단 멤버래요.
당시 모델 구하는 게
(not too far from prostitution) 하여
쉽지 않았는데

길에서 본 붉은 머리 여인(Lizzie Siddal) 어떻게 설득했고 훗날 혼인까지(여기 묻혀 있는 며느리)
이 모델

하지만 어느날 저녁 마실 후
먼저 귀가하겠다더니
약 먹고 죽어 있었고
장례 때 시인이기고 했던 남편 Dante가
시를 몇 편 함께 묻었습니다.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Dante의 에이전트가
횟불 들고 이 자리에 와서
묘를 파고
시를 건져 냅니다.
시신의 붉은 머리결이 얼은 토양을 덮었다나...


이리도 전설이 많아
소설도 계속 나오고요...

《시간 여행자의 아내》쓴 미국 작가


반나절 언덕길 오르락내리락 했으니
다시 Highgate village에 돌아가서
차 한잔 해요 :)

마지막 비탈길!

주의점)

특히 겨울철에는 땅이 질퍽합니다.
신발 선택 주의 👆

공동묘지 문 여닫는 시각 확인하세요~
맑스 묘 보러 왔다가 허탕치실 수 있어요
(안내문에는 여우밥 되지 말고
퇴장 시각 유의해달라고 ㅎㅎ...)

반응형

'런던 엄마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팅힐] Books for Cooks  (4) 2024.01.21
Guildhall Art Gallery 무료 투어  (0) 2024.01.21
런던 교통 박물관 하루 코스  (8) 2024.01.10
British Museum Tours 메소포티미아  (1) 2023.12.02
[런던 생활] 아랍 마트  (4) 202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