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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니 육아영어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잘 걷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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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와 서울 여행

 

일요일에 달리던 시원시원한 강변북로에

"교회 간 시간들인가봐"

저도 신랑도

택시 기사님도들뜨던 그 날이 기억납니다.

 

오전 내도록

박물관 마당에서만

놀 수 있을 것 같은 기세의 아이들

데리고 표 끊고 입장.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Blue Whale을 본딴 것일까요.

그 고래는 이름도 있습니다.

Hope는 1891년에

썰물을 못 피해

아일랜드의 어느 항구 도시

해변에 갇혀 있었어요.

이틀 넘게 뭍에서 괴로워하던

고래의숨통을 끊어 준 것은 

고래 지느러미 밑으로

그 자리에서 뚝딱뚝딱 해낸 작살을

밀어 넣어 준 한 구급요원이었다고 합니다.

고래는 해체되어 경매되었고

기름은 짜서 써버렸고

남아 있는 4.5톤 뼈는

당시 250파운드에 자연사박물관에 팔렸대요.

 

Blue Whale은 수백살이 되도록 살기도 하는데

Hope는 15살 정도로 추정되는

어린 고래로 감식 결과

아마 당시 첫 임신 중이라

이동 경로를 틀어 가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대요.

 

우리에게도 이런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7세 딸은 당시 이 전시물 앞에서

제게 많은 설명을 요구하였습니다.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여나유치원에서 

한창 귀임 후 적응 중이었던 아이에게

학교에서 배우는 가르침에

배치되는 이야기라

얼마나 조심스럽게 풀었는지 모릅니다.

 

저희 가족은 종교가 없어요.

나중에 유치원 마당에서

교회를 다니던 반친구 엄마에게

(특히 그 남자 아이가 과학을 좋아하기에)

진화론에 대하여

어떻게 설명하느냐, 물었습니다.

 

저의 두 아이 엄마 경험으로는

굳이 평생 믿어버릴 수 있는

말랑말랑함에

특정 이론을 강제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워낙 이 나이 때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무궁무진하여

이렇게 박물관에서

초기 인류 전시에 아이가 꽂힌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고

이야기 나누면 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커서 아이가

세상에 배치되는 주장이

이와 같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있으면

그때 가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고

알려주는 것이 어떨지.

 

그런 게 또

박물관 나들이의 장점 아니겠어요.

아이가 어디에 흥미를 느낄지

알 수 없는거죠.

신랑보다 월등한 저의 팽이 실력!

기획전에는 색칠공부거리 등이 비치되어 있어

앉아서 쉬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박물관 사람들의 살뜰한 모습에 가장 감동받은 엄마...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유치원생 아이들과

반나절 구경하기에 딱이었어요.

인스타그램 일기 소환

2. 연희맛로

박물관을 나와서 걸었습니다.

아이들이 걷기에 좀 먼 길이었지만

같이 동네 구경하고...

남자 아이의 경우

맨홀 뚜껑 크기에 따라

1점, 10점, 100점 메겨놓고

컴퓨터 게임속 케릭인양

밟아가며 

걸으면 편도 30분 가량은 

거뜬히 갑니다.

주차가 필요하다면

사러가 쇼핑센터에서

장을 보는 것도 방법.

다음에는

중국집에서 점심 하고

젤라또집 찾아 가고

피터팬 바게트 사오자, 했으나

코로나를 맞았고

저희는 이제 서울을 떠나네요.

5월 30일 일요일 오전 10시15분 예약 완료!

영국의 봉쇄 해제 단계에 따라

이제 곧 박물관과 미술관도 열립니다.

자연사박물관, 대영박물관 등을

무료 관람할 수 있는 것이

런던살이의 큰 혜택이 될 것 같아요.

만11세 미만 아이들은

버스요금도 무료라고 합니다.

박물관 기념품 샵에서

정신줄만 안 놓으면 되요 ㅎㅎ

코로나 종식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지만, 과학소년인 유치원 친구가 런던에 놀러와 함께 자연사박물관 가는 날이 어여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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