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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엄마 생활

Warwick Castle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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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lin Pass(디스커버리)로 

입장료가 면제되는 초여름에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첫날 오후와 둘째 날 오전으로

늘려트렸던 저희 일정을

하루로 모은다는 취지로 정리해볼게요~

이 중세 성은 마담투소社가

백작 가문의 빚더미와 함께 경매에 나온 것을

인수하여 유원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멀린이 (디즈니처럼) 자체 콘텐츠가 있는 게 아니니

어린이 작가 Julia Donaldson의 용이 맞이주네요.

이야기책에서처럼 1학년부터 도장 찍어 나가면

마지막에 'Knight school'에서

'골드 스타(멀린의 뱃지, 레고랜드에서도 받음요)'를

수여받게 됩니다.

재미 보존 위해

이 순서를 지키며 어른 동선까지 고려해야 하는!

막 만9세와 7세가 된 어린이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놀이터로 향합니다.

저도 커피 마시면서 팸플릿 읽고 있는데,

옆에 가족이

Warwick Castle 어플을 휴대폰으로 살피며

Zog 연극 시작될 시간이라길래

저희도 같이 애들 끌고 나왔습니다.

먼 곳에 있었...

Year 5 올라가는 딸에게

좀 어린 감이 있지만,

핫 초코와 팝콘 한 상자 사서

공연을 본다는 기대감에 앉습니다.

팝콘은 두 봉지에 나눠 달라고 했어야...

자 이제 엄마는

오늘의 투어 시간 확인해야 해요.

어제 미처 다 못 들은 이 투어 욕심에

이튿날 일정으로 

셰익스피어 생가 포기하고

(어린이들에게 어디 가는 거라고

설명할 자신도 없었고...
"어? 누구 집에 초대받아 가는 거야?

디저트는 머 가져 가?"

"응? 죽은 사람?")

Warwick Castle 다시 온 거란 말이죠.

첫날 막 한 투어를 마친 직원님께

두 어린이와 제가 무엇을 어떤 순으로 

봐야겠냐고 여쭈니,

성을 오를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사진 우측 하단의 a gentle walk이고

다른 하나는 좌측 하단의

14세기 타워를 몇백 개? 계단으로 

오르는 거라고 안내해주셨어요.

아이들이 전자로 뛰어갑니다.

워윅성의 기원이

에셀플레드(아래 보시듯 중세 모음이 들어가 

그냥 음차할게요~)에게 있다는 사실에

넷플릭스 《The Last Kingdom》 정주행하는데

지난 반년을 투자한 저는 마구 설레었습니다.

 

아, 에셀플레드! 라고만 해야 할 것 같은 그녀.

England라는 통일 왕국의 비전을 품은

Alfred the Great의 장녀.

드라마 제목도 바이킹 침략/이주가

몇 세대 지나고

마지막 남은 앵글로색슨국으로서 Wassex인 듯요.

중부 Mercia 가문으로 시집가서

못난 남편 사후에

Lady of Mercia로 백성들을 보호했습니다.

이곳에 통나무 요새를 만들었대요.

가이드 표현

"It took the Danes a few decades

that it was made of wood,

but they finally did;

and burned it down." 

Warwick 성 바깥에 그녀를 기리는 공간이 있었어요~ 연도를 잘 봐주세요 :)
엄마 덕질하는 동안 어린이들은 줄넘기...

그리고 11세기.

세계사 시간에 정복자 윌리엄이라고만

눈으로 봤을 땐

아무 감흥이 없는데,

영국 와서 

어린이들과 CBBC에서

《Horrible Histories》로 빵 터지며 접합니다.

Avon River가 침식시켜 만든 지형(절벽까지는 아니고...)에 세워졌습니다

당시 노르망디 스타일의 요새 건축은

땅을 파서 그 흙을 올리는 거였대요.

바로 오늘날 성의 이쪽이 1000년 전 올린 Mound:

천년 묵은 언덕

정상에 오르니

와, Warwickshire가 한눈에 펼쳐지네요.

저희는 별도 행사가 없는

비수기 표지만,

War of Roses 마상 등이

저 경기장에서 진행될 것 같아요.

햄튼코트팰리스 멤버십으로

쥬빌리 때 봤으니

큰 아쉬움은 없는 걸로~

저 아래 내려가보자, 얘들아~

정상에는 Warwick의 

기타 명소들이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이건 한국이나 영국이나~

(아이들은 벤치에서 간식 타임.)

이튿날 호텔에서 체크 아웃하고

성으로 걸어오면서

문 연 앤틱 가게들에서

골라 나온 봉다리를 제가 들고 있으니

지역 자원봉사자 같은

(워윅 티셔츠를 입고 있었어요)
대학생이 제게 와서

워윅 팜플렛을 건네며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짚어 주었습니다.

그녀가 가보라고 권해주었던 곳:

병원이라길래 동네 종합 병원인 줄...

다음으로는 이 Time Tower에

들어가볼게요~

성의 지난 1100년을

타임 랩스 지나 듯

설명해주었습니다.

이걸 둘러보고

가이드 설명 들으면

귀에 더 잘 들어올 거 같아요.

Princess Tower 라고 또

interactive 하다는 게 

팸플릿에는 있었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미운영이었던 것 같아요.

정복자 윌리엄은

잉글랜드 전역에 이러한 요새를 짓고

프랑스에서 데려 온 심복들에게 나눠 주어

지키도록 했습니다.

워익성을 맡은 중세 가문은 de Beauchamp.

몇 대에 걸쳐

피지컬 뛰어난 기사들이었다고 합니다.

갑옷이 덥고 무겁기 때문에

전투에 들어가

재빠르게 최대한의 피해를 치고 나오는데,

몸값이 지불될 자들을 잡아 오면

가장 짭짤했다고 합니다.

(역으로 이 값비싼 갑옷을

지어 입는 생포 가치 있는 자로서

본인의 목숨을 보호하는 효과도)
이 수익으로 

오늘날 후세가 즐기고 있는

성의 모습을 갖추었대요.

시계는 어딜가나 멈춰있네요

일단 으스스한 성의 정문 Gatehouse.

2개의 도개교,

내리닫는 쇠창살문,

Murder hole이라 불리는

끓는 기름 등을 부을 수 있는

천장 구멍이 숭숭 나있습니다.

둘째에게 큰 기쁨 선사한 공작새

그리고 양쪽의 두 타워도

올릴 자금이 나온

(즉 생포 및 몸값 거래에 성공한)

전투명을 따서 불렸더라구요...

'22년 여름은 가뭄

왼쪽이 올라가 볼 수 있는 

14세기 타워.

드 브샴 가문의 손에 컸던

헨리 6세가 지냈던 곳이래요.

가문의 손은 이제 끊기고

우리가 셰익스피어 극에서 알고 있는

두 명의 왕을 갈아 치운

Richard Neville이 

혼인으로 Earl of Warwick이 됩니다.

 

이 성이

15세기 영국 정치사의 주무대.

The Kingmaker 라는 전시명으로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던 전야의

성의 이모저모를

밀랍 인형이 보여줍니다.

시대적 배경은 War of Roses.

Earl of Warwick은

이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게 쎄-

박물관처럼 보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속에 있는 것이니, 아이들에게는 되려 설명하기 좋았어요
저 Barnet이 아이들 학교가 있는 동네네요^^ 저희는 기차 타고 1시간 40분 걸려 왔는데~

튜더 왕조에 오면

더 이상 이런 성의 전술적 가치는 없어집니다.

화포의 발달로

성벽을 무너뜨리면 되므로.

다시 대가 끊기고

왕실 소유가 되어

워윅성의 가치는

한 때

남아 있는 원자재 벽돌 곱하기 개수에

불과할 정도로

폐허가 되었대요.

집에 있는 칼 가져 갔어요 ㅎㅎ

튜더 링크가 약한 걸

멀린社는

이 유물에 대한 이야기로

보완하네요.

알버트 공의 Great Exhibition 때

출품되었던 가구랍니다.

이 전체가 한 그루의 참나무로 만들었는데

조각된 내용이

엘리자베스 1세의 방문이에요.

지척에 있는 또 하나의 성 Kenilworth

(워윅이 너무 잘 나가던 시절

견제를 위해 왕이 지었다네요)

을 제목으로 한 소설의 내용이라네요.

여왕의 승인 없이 혼인한 (처녀 여왕의 연인) 로버트 더들리 경의 뺨을 치는 중

James 1세(엘리자베스 후임)에게

워윅성을 달라고 한 Greville이

새로운 Earl of Warwick 대를 이룹니다.

17세기에는 중세 성을

컨트리 하우스로 개조하는 게

유행이었대요.

이제 성의 메인 건물을 이루는 the Great Hall이 당대 지어진 "집"

Armour tour가 재미있었어요.

중세 껴묻거리였기 때문에

이 성에서 실제 쓰인 것들이 아니라,

빅토리아 시절의 성주들이

당시 유행에 편승하여

대륙에서 모은 컬렉션이라고 합니다.

(그 사이 성주가 시차를 두고

완전히 바뀌기도 했군요.)

셀 수 없는 명사의 수량 표현으로

Suit of armour로 알고 있는데,

틀린 표현이래요.

중세 기사는 전투에 나갈 때

말까지 갑옷을 둘렀기 때문에

Harness of armour랍니다.

한 땀 한 땀 맞춤복이라

값도 상상 초월뿐 아니라

남의 것을 입으면

움직이기 힘들대요.

우리가 알고 있는 갑옷에 대한

인식은 여기서 비롯된 거라구요.

이들은 "Party"용 컬렉션. 단신은 아마 찰스 1세 갑옷, 위에 아기용(맞춤복 나왔을 때 즈음 이미 커있을)은 찰스 2세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빅토리아인들은

맞춤 갑옷 입고 

파티에 등장하는 게

또 유행이었다네요.

오스트리아 막시밀리온 시대 갑옷의 디테일. 옆에 영국 헨리8세의 지시로 만들어진 것과 퀄러티 차이 보이죠

이 "집"에서

처음으로 들어서게 되는 Great Hall이잖아요.

17세기에

중세 분위기 물씬 나게 재건하면서

공간의 존재 이유는

손님에게 위용 뽐내기였다는 거죠.

컬렉션 전시하고.

일각고래(Narwal) 뿔

이런 거 사모으고

주말마다 파티하다가 파산각

중세 시대 Hall이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 희소가치 有

19세기에 큰 화재가 났대요.

이미 빚이 많았던 성주들이

복원에 어떻게 비용을 아꼈는지

보여주셨습니다.

바닥 타일은 200년 전 것 그대로 

뒤집기만 했대요.

손상이 심한 것들은 가에다가 놓고.

천장의 재질은

현대의 mdf 라고 합니다.

더 급을 낮추었다가는 플라스틱이라고.

영국 내전을 휘말(릴수 밖에 없는거겠죠)
편을 바꾸어가며

충성을 드러내기 위해

들였던 찰스 1세와 왕비 초상화는

본래 서로 마주 보고 있는

1점의 그림으로 추정되는데

벽면의 패널에 맞춰

유화를 두 조각 내서 걸었다고 합니다.

(우) 둘이 본래 마주보고 있는 초상화

가족이 가장 뽐내고 싶은 물건은

식탁 양쪽에 허리 높이로 올려놓은

일본 Imari 그릇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생산되어

네덜란드를 통해 수입된...

식사 사이사이에

손 닦을 물을 놓는 용도로

꺼내 놓고 뿜뿜했을거래요.

지도에 Mill이 있던데, 이 샹들리에를 전기로 켜면서 또 손님들에게 자랑하고~

침실이 나옵니다.

복원 중 AR이 발견되어서

Queen Anne의 침대로 추정된대요.

방에 앤 여왕의 초상화를 걸어 두었습니다.

영화 《The Favourite》으로

알게 된 비운의 여왕.

역시나 사실은 빚에 허덕이던 

성주들이라

귀한 tapestry도 저렇게 

막 잘라서 단 흔적을 보인다구요.

(우) 영화 《The Dutchess》 주인공 같은 백작 부인이었나봐요. 직접 꾸민 방은 확연하게 다른 마리앙뚜와네트 분위기

374년 동안 Greville 가문의 손에 있던 성을

결국 빚 청산을 조건으로

경매에 부치고

(마담투소 밀랍박물관의) Tussauds 그룹이

매입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Chapel 천장의 가문 문장

the Earl of Warwick이란 칭호는

자녀가 태어나는 한

계속 대를 이어가겠지만

명목 뿐이고

가족은 호주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것 같았어요.

투어는 여러분의 입장료로

잉그랜드 역사의 산실인

성이 보존되고 있다는

박수와 함께 끝~

투어 3개 (밖에 못) 들은 건데,

정말 좋았던 것이

안내판에서는 

대단하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를

단지 명암을 이야기할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웃겨야 하니까?)

희화하는 태도로 

비판적 시각으로

전달해주는 것이었어요.

《Horrible Histories》 미로가 있어서

저희 모두 신났는데,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일맥상통하네요.

영국의 이런 유머 코드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1898년 주말 파티를

밀랍 인형으로 재현했는데

그렇다네요 ㅋㅋ

Birds of Prey 공연이

메인 어트랙션인 듯요.

멀린社가 대기업이라

그래도 이런 건 잘하는 거 같아요.

(부지가 깔리는 웅장한 BGM도

알톤 타워와 같다고

마드리가 알아보네요 ㅎㅎ)

한 편의 스토리라서 

두 번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아쉬웠는데,

동물에 관심 많은 둘째는

조련사가 나와서 

맹금류 한 마리 한 마리 

설명해주는 게 아니라서

되려 실망이었나 봐요~

하긴 이 새들이 전투에 쓰인다는 건

중세 물 많이 본 제게도

좀 어려운 개념...

기사님께

Zog 학교 학년별 도장 깬 것의

피날레로 Simon says 게임으로

뱃지 하나 얻고...

The knight was soooo into his character...

퇴장하기 전에

놀이터 한 판 더 노는데,

저 울타리 너머로

아들이 신발 날리기 했다는 거-_-

반대편은 프라이빗프로퍼티라고

매표소에서는 당황해했는데,

친절한 보안 직원이 찾아다 주었습니다...

할로윈 때 오면

진짜 Authentic 할 것 같아요.

1천년 묵은 성이니

귀신도 당연히 있는데요.

다시 Earl of Warwick을 부여받은

가문의 1대손 되시겠습니다.

유언장에 본인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은 것에

앙심 품은 하인에게 칼에 찔린 부위가

괴사하여 괴롭게 죽었다고 합니다.

그의 혼이 타워 하나에 산다고 하네요.

(이 분은 만약 Gunpowder plot이 성공했다면

제임스 1세와 함께 폭파되셨을 운명.)

 

8월에 Mideaval Glamping도 

잠깐 고민...

이번에는 아무 행사 없을 때

패쓰로 무료 입장한 것인데 비해

1박 포함£389은 또 

좀 가격이 너무 쎄져서...

Warwick 동네가 작아

성내에서 숙박할 이유는 사실 없겠더라구요.

당일치기로도 가능할 듯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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