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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책모임

미국 3대 문학상 다 쥔《The Underground Rail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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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와

2017 풀리쳐상 등(!)을 수상한

Colson Whitehead의 2016년作을

떠들썩하던 당시

국제여성북클럽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Goodreads 아이디 Jin Choi

3년 전 가을이네요.

일적으로 뵐 분이 있어

호수 건너 사진 속 저희 집에서

10분 걷는 거리에 있던

Maison de Tet Decor에 간 날이었습니다.

오전에 보내 준다 했던

번역 일감이 늦춰져서, 

카페에 먼저 도착해 혼자 발코니에서

책의 반절을 읽었습니다.

흡입력 有.

살풍경에 지쳐 저는 한 자리에서 

끝낼 수 있는 소설은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그 사이 #콜슨화이트헤드 신작

《The Nickel Boys》도 퓰리처상을 받았더라구요.

구리 아이들? 일까요.

올해가 가기 전에 읽고 싶은 책입니다. 

하노이 생활

《The Underground Railroad》는

제목만으로 줄거리가 파악 가능합니다.

 

만5세부터 초4까지 미국에서 자란 저도

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란 말에

진짜 지하철도를 상상을 했는데

작가는 아래 삽화처럼

실제로 기차역과 철길을 갱도에 엮어

기관장까지 두었습니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1800년대 남부의 노예가

북부나 캐나다로 탈출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을 할 때

숨겨줄 수 있는 집과 은신처

점조직을 비유적으로

미국 역사에서 '언더그라운드'라고 말하는 것을

어린 마음에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는

한동안 바로잡아 주는 이 없이 컸던 제게

일종의 카타르시스였습니다. 

 

(여담. 어린 저의 혼돈을

일찍이 바로잡지 못한 게 

한 가지 더 있는데요,

Sesame Street에서 쓰레기통에 사는

심술쟁이 Oscar와

영화 오스카상의 이름같음이었습니다 ㅎㅎ;)

작가의 6번째 책이나, 국내에 소개되기로는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SF로까지 분류될 책은 아닙니다.

The Arther C. Clarke Award까지 받긴 했지만,

작가가 얼마나 지능적으로

상상을 역사적 실제와 결합해 놓았는지

사실 저는 중반 가서야

이게 Magical realism 같은 스토리텔링인지

깨달았습니다;;

2019년 가을

작가가 잘 Develop 한 캐릭터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노예 소녀보다

백인 등장인물들이었습니다.

노예 소유주, 노예 사냥꾼,

노예의 도주를 도왔던 백인들의

다양한 면면이요.

 

발각 시

도망자 못지않은 고문과 형벌

및 정신적/재산적 수모를

감내해야 했는데,

어떻게 Underground Railroad의

일부가 될 수 있었을까.

그 케바케 사정과 심리를 

잘 풀어냈습니다.


작가가 노예의 도망을 도왔던

백인 가정들을 선으로만 간주했다면,

미국 문학상을 제패하지 못했겠죠.

가장 무릎 치게 했던 심리 묘사는

(도망자/은닉자에게 가장 혹독했던)

North Carolina 주에서

Underground Railroad 상의 집을

제공했던 백인 가정의 와이프였습니다.

Good Christian의

Condescending 한 세계관 속에서

약간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한...?

 

해당 챕터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Finally,

she had a savage to call her own."

영영사전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

영한사전이 가장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단어

탑3에 든다고 생각하는 Condescend 이야기

잠깐 좀 하고 갈게요 ㅋㅋ

 

* 단어 골격 이루는 Descend'내려오다'죠.

Descendant 후손,

같이 파생되는 단어 있구요.

 

* 동사구 Descend into는 

파국으로 빠지는 뉘앙스입니다.

Apple has had a succession problem:

It had no internal mechanism 

for transferring power

from one CEO to the next

without descending into civil war.

 

* 그리고 파생된 또 하나의 #기출어휘

Condescend는 

상대를 낮춰 보는 것입니다.

#장강명작가 #한국이싫어서 보면

호주로 홀로 훌쩍 이민 가버리는

여주가 사귀는 2명의 외국 남친이 있는데

그 중 서핑 좋아하는 백인남친과

있다 보면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때가 있었다고 나옵니다.

"야! 나 사실 진짜 똑똑하고

열리 씨니컬하거든!"

영어가 자유롭지 않아 생기는 취약함에 대한

호주인의 Condescending 한 투

반발되는 장면이죠ㅎ

만약 이 소설을 #영문번역 한다면

꼭 써야 할 표현이 Condescending 인 겁니다ㅋ

 

저도 살면서

Condescend 받았던 순간

제가 Condescending 했던 순간

반성해 봅니다.

사전에 '체 하는'이라고 나오는 것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는

처우이기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그 상황 속 두 사람은 알죠.

바로 느끼죠.

 

살면서 Condescending한 면이 

한 톨도 없는

사람들을 매우 간혹 만납니다.

그들의 자아를 리스팩트하고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됩니다.

 

하나 더.

이 블로그의 주제의식인

쉬운 영어말 동사구로 풀어쓰자면

Look down on 됩니다.

Descend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Condescending

은근하다는 점에서 좀 다르긴 합니다.

더 싫은 거죠 ㅋㅋ


아래 사진은 북클럽 토론 후 점심입니다.

이날만큼은

대화가 계속 인종차별로 이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유색인종'은 사실 저와 

사진 속 인도 아주머니뿐이었지만요.

체코 대사관저에서 책모임

인도 아주머니의 일화입니다.

친구가 하도 차별적 발언을 서슴없이 해서

"얘, I am brown too"라고 했더니

"But you are different"라더라고.

그렇죠.

차별의 레벨에는 여러 가지가 있죠.

피부색, 언어 장벽, 신분...

 

저의 삶을 되돌아보면

사실 저는 인종, 언어 차별을

받아 본 기억은 없습니다.

오히려 하노이 살 적에

한국대사 부인에게 신분 차별을 

받아 본 것 같네요 ㅋㅋ

갑질. 궁극의 갑질.

(그 이야기는 언젠가 꼭 쓰겠습니다.)

 

제가 어려서 느낀 것은

차별보다는 소외에 가까운 감정이었습니다.

말랑말랑한 시절이었기에

영어는 금방 되었고

말이 되는 이상 

차별을 느낄 틈은 없지만

나의 나라, 나의 문화가

주류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소외감이었습니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종차별이 다시 화두지만

Underground Railroad라는 

아이 상상력 자극하는 모티프의 존재가

보여주지 않나요.

미국 사는 흑인은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늘 이루어집니다.

그게 지칠 수도 있겠죠.

아시아인은 더 투명해요.

딱히 흥밋거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유튜브는 

미역국 끓이는 거 찍으며

#한국알리미 #한국홍보 ㅋㅋ

youtu.be/fuXoEIjMmkg

참 작가 Colson Whitehead는

맨해튼에서 유복한 가정의 울타리에서 자랐고

Trinity School에서 중고등을 거쳐

하바드대학을 나왔습니다.

지금은 두 아이를 둔 가정을

뉴욕에서 일구고 있고

여름 별장도 멋드러지더군요.

아내도 출판업계에서 일한대요.

인물도 좋더라구요 ㅋㅋ

 

그런데 만약 한국인이 

이 작가만큼의 문학적 성공을 거둔다 한들

위키피디아가 

맨해튼, 트리니티스쿨, 하버드에 해당되는

국내 동네와 학교를 나열한다고 한들

글로벌 독자에게 별 감흥이 있을까요.

듣보잡 지명, 듣보잡 학교일 뿐.

공부는 한국인이 더 피터지게

했을텐데 말이죠...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아내의 Memoir 마냥 쓴

장강명 작가의 소설 속

예나의 선택이 이해도 가는 것입니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재미있습니다.

출간 후 워낙

발빠르게 번역되어 나와서인지

퀄러티에 대한 아쉬움들이 있던데...

Barry Jenkins가

드라마로 제작 중이래요.

이제 막 촬영을 끝냈다는 소식이니,

Amazon Video에 언제즘 뜰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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