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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엄마 생활

Elizabeth & Mary: Royal Cousins, Rival Queens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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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도서관을 지나는데
전시회 포스터가 눈에 띕니다.

어느 메리 여왕일까요.

우리나라 성씨 반복적이라고 하지만
왕실의 이름 돌려쓰기만 할까요!
《더 크라운》에서
첫 두 아이와 터울 지는
셋째를 갓 낳아서 안고
"We thought about naming him _
but it sounded a bit foreign.
So we decided on Andrew
after my grandfather"라는
여왕님의 대사가 있지요.

지난 몇 년 스캔들에 휩싸여 계신 이분

마치 마드리가 훗날 커서
"내 인생에서 특별한
우리 외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해
승림이라고 이름 짓기로 했어"
라고 말하는...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
우리 정서상 더욱 안 되는 부분이지요ㅎ
부모와 이름자가 너무 유사하다는 이유로
개명도 하던 우리인데...
(저희 아버지가 그러셨습니다.)

암튼 처음에 의붓언니 Bloody Mary를
이야기하는 줄 알았어요.
메리 1세는 잉글랜드에 또 따로 존재하구요.
희대의 라이벌
Queen Mary of Scots겠다는 걸
아이들과 《Horrible Histories》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책에서
메리 스튜어트라고 본 인물.
(튜더 왕조를 잇는 그 스튜어트).
그리고 전시회 포스터 지날 때면
더욱 궁금해졌어요.

아이들과 제가 좋아하는
배우 Jessica Ransom 님은
이 역할로
2015년 Children's BAFTA Award를
수상했네요!

아이들과 주말 나들이 동선: St Pancras 역과 호텔로 걸어나와 대영도서관으로~ 

전시회는 £18입니다.
Art Pass로 반값 15,000원 정도에 끊었는데
미리 안 하고
도서관 도착해서 하려니
오늘 솔드아웃이래요;;
Capacity를 봐주겠다고,
도서관 카페나 Treasure 상설전 보고
20여 분 후에 오라고 합니다.
넣어 줄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영국도 똑같은 사람 사는 세상입니다.

King's Library(죠지 3세인가가 수집한 책을 나라에 기증한 것)에서 도시락 까먹고...

호평을 받는 전시회라고 했지만
시작한 지 꽤 되었는데
사람이 정말 많네요...

튜더왕조 끝물의 가계도로 시작합니다.
메리 여왕은
엘리자베스의 아버지
헨리 8세의 누나의 손녀였어요.
엘리자베스가 메리의
오촌 아지매 되는 건가요.
Cousins once removed.

엘리자베스의 반지가 있습니다.
목걸이 Locket으로
사진을 담는 건 흔하지만,
반지에 정말 작게
그것도 본인과 어머니 앤 볼린
초상화를 2개나 넣은 반지예요.
아이는 이 반지 사진을 찍네요 ㅎㅎ
전시물 대부분이 몇 백 년 된 종이이고
오브제가 몇 안 되는 와중이라
haunting 하네요...

큐레이터가 의도한 분위기가
바로 그것이라는 것은
높은 천고에서 길게 늘어뜨린
붉은 천과
전시회장에 깔아 놓은 음악으로
알 수 있습니다...

메리가 태어날 때
성에서 젊은 아버지는 신경쇠약으로
죽어가고 있었고
메리는 생후 6일에
스코틀랜드 여왕이 됩니다.
전시회가 부각하고 싶었던
부분들이 있는데...
예로 프랑스인 어머니 Mary of Guise가
독특하게 직접 젖을 물렸다는 문장.
어린 메리의 방에 걸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참나무 조각의
프랑스 fleur-de-lis 백합 문양은
일부로 파손되어 있다는 설명과 함께.

헨리 8세가 스코틀랜드를 삼킬 야욕으로
자기 아들과 혼사(역시 5촌 지간이겠죠...)
제안했다가 Mary of Guise에게 거절당하고
에든버러를 무차별 공격 위해
참조한 지도의 영상 버전이 있네요.

6살에 프랑스 황태자(dauphin)와
혼인이 체결되어
프랑스로 건너가 성장합니다.
우리 둘째 나이네요.
전시회의 서신을
육성으로 듣는 버튼을 눌러보면
예의 그 불어 억양 짙은 영어를 구사합니다.
엘리자베스 육성과 대비되어요.

프랑수와가 일찍 죽는 바람에
엘리자베스의 권유에
스코틀랜드로 돌아옵니다.
메리에겐 프랑스 정체성을 짙게 남았던 것 같아요.
훗날 잉글랜드에서 가택연금 중일 때
놓은 수에 새끼 낳는 돌고래 모티브가
본인 아닐까 추정이 곁들여 있습니다.

엘리자베스가 여왕이 됩니다.
도서관 전시회인 만큼
어려서 아버지께 드릴 선물로
영어에서 3개 언어로 재번역?하며
필사한 성경이 있네요.
엘리자베스는 서자라고
메리가 본인 문장에
포함해 넣은 잉글랜드 왕관이 있는
버전도 있습니다.
프랑스는 메리가 잉글랜드 적통이라는 거죠.
구교와 신교의 대립은
서로 한 번씩 숙청할 명분까지
준 것이네요...

한 번도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는
두 여왕이
이런 지정학적 상황에서
서신의 내용에
서로 시스터로 대하는 건
가식일 것 같아요.
열등감과 우월감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관계.

전시는 다루는 부분이 아니나
외모도 그랬을 것 같아요.
둘 다 장신의 튜더 여인이고
타고난 귀족적 품위 있는
메리는
수년간 가택 연금되어 있는 상황에서
아름다운 카톨릭 여왕으로 박제된데 비해
엘리자베스의 피부
(즉위 후 앓은 천연두로 남은 상처 때문에
하얗게 분칠을 하고 있었다죠.
그 시대 분이라는 게 다 독성 아니겠습니까...)
스타일 등은
끊임없이 보는 눈들에게 평가당했고요...

스코틀랜드 제임스 5세의
유일한 적통자로 하자 없없던
메리에 비해
가시밭길 딛고 와 여왕이 된
엘리자베스의 운이 갈리는 건
이제 스무몇 살 미망인
메리의 거듭된
남편잘못고름이었던 것 같아요.

전시회의 1/3 지점입니다.
학교 여러 수업 시간에
종교, 영국 역사, 초상화 등을
다루기 시작해서 온 것이라
아이도 관심 있게 이 지점까지 왔으나
전시회가
두 여왕의 서신 교환을 중심으로
(전시회 설명도 "in their own words")
전개되니
엄마도 포기.

마드리에게 네 휴대폰 꺼내서 wordcross를 한판씩, 번갈아 가며, 같이 하라고 이르고 있는데 "너희에겐 재미없지?" 한국말이 들려 옵니다. 전시 마치고 아이들 아이스크림 사주시겠다고 하여 감사하게 덥썩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대영박물관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따스한 친절 덕분에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을 나들이가 되어 감사합니다 

잉글랜드로 망명한 메리가
유폐되어 있던 긴 시절도
감시자로 붙은 이들의
서신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용지 가(margin)에 진짜 생각을 담은 월싱험경의 서신

16세기에 편지를
동봉하던 튜토리얼? 영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메리가
암호로 쓴 서신이 있어요!
실제로 이 편지는
엘리자베스의 스파이 네트워크에
intercept 되었습니다.
찢어야 볼 수 있는
그 시절 서신을
뜯지 않은 것처럼
읽고 복구시킬 수 있는
전문가도 있었대요.
크리스마스에
Invisible pen 받은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메리 옹립 시도가
함정이었든 아니었든)
메리는 마흔넷에
형장의 이슬이 됩니다.

카톨릭 여왕의 죽음을 빌미 삼아
스페인의 무적함대 Armada가
침공해 오자
엘리자베스가 직접 탐스강 하구에 나가
"I may have the body of
a weak and fable woman,
but I have the heart and stomach
of a king" 언명도 있습니다.
Stomach배짱이겠죠.

출처: British Library 공홈 (그런데 엘리자베스처럼 그립 좋았던 군주가 과연 몰랐을까요?)

역사적 승자와 패자이지만
(메리의 아들이
엘리자베스 후계로
처음으로 United british kingdom를
다스린 군주가 되지만...)
둘의 목소리를
동일하게 전달받을 수 있는 기회네요.
메리의 참수형날을
목격한 바대로 그린 그림도 있고.
69세에 승하한 엘리자베스
장례 행렬도도 있습니다.

전시는
2022년 2월 20일까지예요.
다녀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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